고속버스 안의 나비 - 황금찬

2012. 8. 28. 10:31좋은글

      고속버스 안의 나비 - 황금찬 고속버스 안에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다. 휴게소에서 문을 열어 놓았을 때 날아 들어온 나빈가 보다. 버스는 창을 닫고 시속 120킬로의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장다리밭에서 날고 있는가 하지만 지금 나비는 가속에 실려 부산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언제부터 시간이라는 이름의 버스를 타고 가속으로 종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버스의 창이 열리면 꽃밭이 있겠지만 나의 종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비와 같이 가고 있다. (황금찬·시인,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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